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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5일 일요일

[은해사]다르게, 그대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는 은해사는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큰 나무와 우거진 숲으로 둘러싸여있어 온 몸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길 옆으로 흐르는 냇물도 시원한 물바람을 만들어줘 흐르는 땀을 씻겨줬다. 멋지게 솓은 높은 나무는 햇빛을 막아주고 산림욕을 즐기는 사람들은 은해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수능이 50여일 남아서인지 수능 100일기도 현수막이 붙어져 있었다. 수험생을 둔 어머님들은 절에 들어가서 염불을 외거나 기도를 했다. 
보기보다 등산객들보다는 불자들이 많이 있었고 연인들보다는 가족들이 많이 모였다. 

기기암은 은해사에서 2.4km 더 올라가야 볼 수 있었다. 등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40분 정도 소요된 시간은 2시간은 오른 것 처럼 느겼다. 
산 중턱에 위치한 기기암은 적막하고 고요 할 줄 알았지만, 건물 한 채를 더 짓느라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글라인더소리, 포크레인소리 등 요란했다.

등산을 하고 하산을 하면서 당연한 것에 당연함이 감사했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나무도 저 자리에 계속 자라났으며, 햇빛은 어디라 할 것없이 구석구석 다 비추었다. 공기는 폐까지 씻겨줄 만큼 상쾌했고 아무 생각없이 고민없이 걸었던 것 같다.

은해사 2011

은해사 2011

은해사 2011

은해사 2011

은해사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은해사 2011

은해사 2011

은해사 2011

은해사 2011

있는 그대로를 본다는 것

빛, 공간, 거리 사이의 관계, 공기, 울림, 리듬, 질감, 운동의 형태 명암...
사물 그 자체...
이들이 나중에 무엇을 의미하든 아직은 사회적이지도, 정치적이지도, 성적이지도 않다.
이름을 주지도, 상표를 붙이지도, 재 보지도, 좋아하지도, 증오하지도, 기억하지도, 탐하지도 마라. 그저 바라만 보아라.
 -필립 퍼키스 <사진강의 노트>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본다는 것, 빛으로 덮힌 사물의 표면을 보는 것 아무 상징도 의미도 담지말라는 얘기는 자연스럽게 다가오지만 어렵다.
고정관념이란 것이 무서운 것이다. 누군가 단어를 읇고, 누군가 사진을 보여 줄 때 과연 단어 그대로 사진 그대로를 볼 수 있는 걸까. 
가령 '송아지' 라는 단어가 있을때, 송아지를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들은 송아지란 이름을 듣거나 보았을 때 자신이 정리한 개념의 송아지를 볼 것이고 그렇게 단정지을 것이다. 
예를들어 시골에서 송아지와 보며 자랐던 사람들은 가족같은 동물이라고 생각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런 추억도 없기에 무섭거나 냄새나는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이라고도 생각 할 것이다. 이미 송아지의 실체는 그들에게는 없는 것이다. 
아무 선입견 없이 감정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본 다는 것은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은해사에 떨어진 빛을, 나는 최대한 감정으로 먼저 다가가지 않고 유심히 관찰하려했지만 역시나 어려운 부분이다. 카메라를 올렸다가 셔터를 누르지 않고 내려놓기가 일쑤였다.
모든 예술은 구성에서 나온다는 이박사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최대한 구성을 잘 맞추려고 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가 계속 고민이었다. 특히 클로우즈업은 어떤 대상을 촬영해야 할지 가장 어려웠다.

다른사람들도 볼 수 있는 그림보다 남들과는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촬영한 사진들은 누구나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 곳에 갔다면 비슷하게 볼 것 같다. 
다르게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내가 가지고있는 사물들의 추상적 개념보다 '무'의 상태에서 있는 그대로를 보는 훈련을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아래 사진들은 내가 본 은해사와 기기암

은해사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기기암 2011

은해사 2011

은해사 2011

은해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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