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have I been?

2010년 9월 1일 수요일

끝 없는 사랑


부모님

대학 입학하고 나서, 멀리 대구까지 자취방을 얻은 뒤부터 아버지 어머니 얼굴을 볼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방학 때도 계절학기와 촬영 프로젝트와 교회 수련회 따라다닌다고 집에 많이 가지 못했습니다. 군에 입대하고나서는 휴가 때만 잠깐 얼굴 들이밀고 복귀 하곤 합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휴가 나와서도 컴퓨터와 영화보기에 바빠 제대로 얼굴 맞대고 부모님과 얘기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아버지는 늦게까지 힘들게 일하고 들어오시면 씻고 다음날 출근으로 인해 일찍 잠드십니다.
물론 나와 얘기를 하고 싶은 눈치시지만 내 시간을 뺏는다고 생각하시는지 방에 들어오시려다 그만 두십니다.

마주치는 횟수로 따진다면 하루에 3번정도 얘기를 하는 시간은 1분 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내 이기심이 대화를 단절시켰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내 군생활에 대해 궁금해 하십니다. 당연히 걱정도 되고 내 자식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내무실은 어떤지 선임들은 어떤지 일은 어떤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난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었습니다.

휴가 나오기 전에 아버지와 장기 한판 두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생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습관이란 것이 정말 날 묶어두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의 대화는 많이 없었을 뿐더러 항상 진지했고 어색했고 어머니는 그렇지 않았지만, 내 할 일 때문에 대화가 없습니다.

오늘 아버지 모습을 보고, 어머니 모습을 정말 불효를 하고 있구나..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구를 보며 행복을 느끼는지, 누구의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지 여느때와 같이 퇴근을 하고 들어오시는 아버지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히끗히끗 보이는 흰머리, 늘어가는 주름살. 물론 나이가 들어어감에 따라오는 당연한 순리이고 나도 그럴 것이고 윗세대가 그랬고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다 그럴 것이지만, 당연한 것이지만, 마음이 이렇게 아픈지요.

나의 이런 모습, 생각, 이제 실천으로 옮겨야 좀 더 어른다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 이 습관...

부모님께 후회 할 짓 절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