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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일 월요일

옥수수 밭 엄마

"엄마! 옥수수 딴거 어디다가 담아?" "어, 바구니에다가 담고 다 담으면 차 뒷트렁크에 실어놔" "알았어"

주부인 우리 엄마는 몇개월 전 아버지와 함께 신림에서 처음으로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농사라고 말하기에 큰 땅은 아니지만 새로운 취미생활과 자급자족하기에 충분한 농토입니다.
옥수수, 고구마, 감자, 더덕, 오이, 파, 가지, 깻잎, 콩류등을 조금씩 심은 것이 어느덧 수확할 때가 다가왔습니다.



텃밭같은 작은 땅이지만 농사란것은 손이 하나하나 정성이 가는 수고스럽고 힘든일이었습니다. 토지에 들쑥날쑥 자라는 잡초도 뽑아야하고 여기저기 난무하는 돌맹이들도 한곳에 모아야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농사를 처음시작한지라 씨앗을 심을 때 균일한 간격으로 심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폭이 좁아 덧나오는 가지도 잘 쳐야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다음에 심을때는 넓게 심어야겠다" 하며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엄마, 내년에도 할꺼야?" 

다행스러운 것은 요즘 폭우가 퍼붇는데에 아무 재해도 없었습니다.  



요즘은 옥수수 수확시기여서 엄마와 함께 옥수수를 따러갔습니다. 그동안 비가 많이 와서인지 옥수수 줄기 사이사이에 거미줄이 쳐 있고 흙탕물이 튀어있었습니다. 


농토 뒤 주택에 사시는 한분이 산보를 나왔는지 걸어가며 말을 건냅니다. " 옥수수 더 익으면 딱딱해지니까 오늘 다 따는게 좋을거에요" " 그리고 옥수수 따면 그 줄기는 다 버리는거니까 위에 베지말고 밑줄기서 베세요" 그러자 우리엄마는 " 아 정말요? 위에는 팔에 스쳐서 베는거에요"


오늘 수확한 옥수수는 외할머니, 외삼촌 그리고 이웃주민에게 나눠주고 친할아버지에게도 보내준다고 합니다. 
더 익으면 딱딱해진다고 했지만 1/3도 다 따지 못했습니다. 내일 아버지와 엄마가 같이 가서 마무리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집과 우리 농지는 많이 떨어져있습니다. 차를 타고 20분을 달려야 하는 곳입니다. 매일 엄마는 이곳에서 출퇴근을 하고, 아버지는 일이 끊나시면 농지로 달려가셔 엄마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거들어주십니다.

항상 갔다오시면 감자나, 가지나, 옥수수나 가지고 오시는데 사 먹는것보다 훨씬 맛있기도하고 돈도 들지 않아서 경제적입니다. 



예전 할아버지가 농작했던 벼농사와 머루농사때 몇번 일손돕기를 했었는데, 어렸을때인지라 마냥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향수가 어렴풋해지니 세월의 덧없음을 다시 느껴집니다.

처음으로 옥수수를 수확했고, 커진 콩줄기도 낫질했습니다. 이제 학업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기에 이곳에서 엄마를 얼마나 도와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옥수수를 먹을때마다 아마 엄마생각이 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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